박석환, 2016년 상반기 만화/웹툰 산업 결산, 디지털만화규장각,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16.07.31

웹툰의 무한도전,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만화/ 웹툰 산업계의 상반기 최대 이슈라면 ‘MBC TV 무한도전-릴레이툰(6.16~)’이라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윤태호, 주호민을 비롯한 6명의 웹툰작가가 무한도전의 유재석, 박명수 등과 팀을 이뤄 릴레이 웹툰 창작에 도전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작품을 구상하는 방식에서부터 웹툰 제작 소프트웨어와 펜디스플레이 장치를 활용해 웹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세세하게 소개됐다. 작가의 작업실 풍경이 된 네이버, 와이랩, 만화가족 등은 회사 내외부 전경과 함께 각종 웹툰IP들이 주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노출되면서 기대 이상의 수혜를 입기도 했다.

[MBC TV  무한도전 - 릴레이툰 중 한 장면 ,  Ⓒ MBC]

 

어디까지 가는 걸까? 마치 이 프로그램이 무모한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을 때처럼 우리 웹툰도 초기에는 그저 무모한 도전이었고 디지털 변환기에 도출된 창작 사례 정도로 폄하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웹툰은 만화와는 다른 독자층을 찾아냈고 만화를 떠났던 독자들까지 불러 들였다.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장기적 투자와 명확한 비전을 지닌 산업계 일꾼들이 그렇게 독자를 찾아낸 이들에게 나름의 미션을 부여하면서 우리 만화계는 그 전에 없었던 새로운 영토를 얻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 사회에서 유쾌한 도전과 성취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앞에 선 것이다. 웹툰. 어디까지 성장할까? 어디만큼 와 있을까?

 

 

지속되고 있는 성과

 

1) 웹툰 전문서비스사 자체 경쟁력 강화 중

 

웹툰의 유료 서비스를 본격화 한 레진엔터테인먼트(레진코믹스)는 사모투자펀드(PEF)운영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500억원(전체 지분의 19% 취득 조건)의 투자 계약을 체결(6.22)하며 이 분야 드림컴퍼니로서의 영향력을 재확인 시켰다.

 

[2013 년 오픈 이후 웹툰 분야의 이슈메이커가 된 레진코믹스 ,  Ⓒ 레진엔터테인먼트 ]

 

KB인베스트먼트는 웹툰산업분야 최초의 상장기업으로 통하는 미스터블루에 2년 전 투자했던 투자금(25)을 모두 회수했다(5.24). 산업계에서는 부정적 이슈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원금 대비 2배가량 되는 안정적 회수 실적(4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스터블루의 올 해 1분기 매출은 453000만원, 영업이익은 84900만원이다.

웹툰 전문 서비스 매체인 레진코믹스, 탑툰 등이 지난해 300~500억원 규모의 매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 하반기에도 이 분야의 신설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레진코믹스의 창업멤버가 퇴사 후 신설한 웹툰 플랫폼 코미카(5.9 오픈)도 주목 받고 있고 구글 앱스토어의 과점 구조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이통3사와 네이버가 가세한 원스토어가 오픈(6.3)해 웹툰의 유료 시장과 콘텐츠 공급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2) 포털웹툰 플랫폼 내부 혁신 진행 중

 

[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뉴욕 증시 상장 기념 사진 ,  Ⓒ 네이버 ]

 

웹툰의 산업 생태계를 디자인해 낸 카카오(구 미디어다음)는 웹툰서비스팀을 자회사 포도트리의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전환하고 사명을 다음웹툰컴퍼니로 정했다고 발표(5.18)했다. 네이버는 이보다 앞선 20142월 웹툰서비스팀을 셀 형식으로 전환하고 3개월 만에 해외판 라인웹툰 서비스 오픈을 이끌어냈다. 20152월에는 네이버웹툰&웹소설CIC로 전환하면서 내부 경쟁은 물론이고 라인웹툰을 통한 세계 만화시장의 경쟁자로 우뚝 섰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자회사인 라인의 미국과 일본 증시 상장일(7.15)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고 네이버 웹툰이 2, 3의 라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포털 웹툰 서비스팀의 독립은 웹툰 전문 서비스사의 경쟁력 강화와 업체 수 증가 등에 따른 대응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운영과 예산 편성에 대한 자율권이 강화되면서 포털웹툰 대 웹툰전문서비스사 간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격돌 역시 피할 수 없게 됐다.

 

 

3) 웹툰IP 비즈니스 성과 확산 중

 

웹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차 시장의 성과도 지속됐다. 가장 두드러진 웹툰IP 이슈는 TV드라마 부문이다. 상반기에만 3편의 웹툰 원작 드라마가 방송됐거나 되고 있다. KBS는 수목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해츨링 원작)’로 동시간대 시청률 17.3%(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MBC는 월화드마라 운빨로맨스(김달님 원작, 6.4%)’를 방송했고 tvN싸우자 귀신아(임인스 원작, 3.9%)’를 방송하고 있다. 웹툰은 아니지만 박인권의 극화를 원작으로 한 마스터-국수의 신KBS에서 7.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TV 드라마  ‘ 동네변호사 조들호 ’,  Ⓒ KBS]

 

웹툰 원작 게임과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모바일 게임 갓오브하이스쿨(박용제 원작)’이 인기몰이 중이고 국내 최대 규모의 제작비를 확보한 영화 신과 함께(주호민 원작)’가 하정우(강림 역), 차태현(자홍 역), 주지훈(해원맥 역) 등의 캐스팅을 완료하고 제작을 발표했다. 공교롭게 상반기 최대 이슈가 된 웹툰IP는 전부 네이버웹툰에 서비스 된 작품이다. 웹툰전문서비스사의 IP사업도 다양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4) 웹툰 뉴스 채널 재평가 진행 중

 

웹툰산업이 확대되고 매체사와 콘텐츠 생산량 증가로 필요성이 대두됐던 뉴스채널은 지지부진한 상황에 머물러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 기관의 보조금을 중심으로 오픈했던 채널들이 지원이 끊기자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중단되거나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 에이코믹스의 기사 정보가 웹툰가이드를 통해 운영된다 ,  Ⓒ 웹툰가이드 ]

 

만화 없는 웹진을 표방했던 에이코믹스는 사이트 운영을 중단하고 신생 리뷰사이트 웹툰가이드로 기사 데이터를 이관하고 있다. 만화평론 공모전을 추진하며 주목 받았던 크리틱엠은 소규모 업데이트(비평과 리뷰 연재)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의미 있는 도전을 이어갔던 뉴스채널들이 더 이상의 동력을 얻지 못한 것은 운영상의 문제로 볼 수 있으나 실질적 시장 수요가 제한적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또는 상업적 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요소를 발굴하지 못한 것으로도 보여진다. 반면, 자생적으로 출현한 웹툰인사이트, 웹투니스타, 웹툰가이드 등은 나름의 방식으로 운영을 지속하고 있어서 대조적이다. 정책적 지원의 방향과 범위에 따른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5) 웹툰 세계 시장 진출 확대 중

 

웹툰의 세계 시장 진출은 끝없이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자회사인 라인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 한국의 웹툰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현지 작가의 웹툰 창작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웹툰문화와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해 가고 있다. 3월 기준 네이버는 다국어 웹툰 서비스 플랫폼인 라인웹툰에 영어 234, 중국어 간체 92, 번체 140, 태국어 72, 인도네시아어 60편의 웹툰을 게재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의 웹툰 현지화 전략과 진출 방식은 그대로 NHN엔터테인먼트의 코미코 서비스로 확산되고 있다. 코미코는 태국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현지 웹툰작가 52명을 참여시켰고 향후 100명으로 확대할 계획(5.24)이라고 했다. 웹툰전문서비스사의 해외 진출도 지속되고 있다. 레진코믹스와 탑툰이 다국어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하고 있다면 대다수의 서비스사는 자사 콘텐츠를 현지 유망 플랫폼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 시장으로의 공급이 가장 많고 미국, 일본, 프랑스,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진출 폭이 확대 되고 있다.

[NHN 코미코의 아시아  5 개국 서비스 현황 ,  Ⓒ NHN]

 

 

더 커진 문제, 더 각별한 대안 마련 필요

 

1) 세계 시장 진출 양적 증대보다 내실과 관리에 집중해야

 

웹툰의 세계시장 진출 시기가 도래하면서 가장 민감했던 부분이 무단 번역본과 불법 유통그리고 웹툰 서비스와 콘텐츠의 현지화문제였다. 이는 기실 현지에서의 소비 규모가 확대되고 적법 유통본이 등장하면 점진적으로 개선될 일이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이나 NHN코미코가 현지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무단 번역본 작품 상당수는 자취를 감췄다. 서비스와 콘텐츠의 현지화 역시 국내 웹툰의 단순 번역 서비스 방식에서 탈피해 현지 작가가 직접 창작한 웹툰을 동시 서비스함으로서 현지 소비자와의 관계 맺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웹툰이 영화나 음원처럼 단일 콘텐츠가 아니고 연속물이라는 점에서, 웹툰플랫폼 비즈니스가 정기성(특정 콘텐츠의 업데이트)과 지속성(다른 콘텐츠로의 확장 소비)을 지녀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점진적 접근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문제는 단일 콘텐츠 중심으로 해외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경우이다. 규모가 큰 사업자의 경우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함께 진출시키면서 내부 조정을 할 수 있지만 다수의 중소 웹툰전문서비스사나 에이전시 중심의 기업은 해외 유망 기업이나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단위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 직접 운영에 대한 비용 부담이 없고 콘텐츠 수출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간접 운영에 따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 현지 작가를 유입시키고 있는 라인웹툰 ,  Ⓒ 라인 ]

 

특히 콘텐츠 관리 측면에서 그만한 경쟁력과 공신력을 지닌 기업인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웹툰은 주간 연재물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짧게는 한 시즌(6개월, 24)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2~3년 간 연재되는 만큼 콘텐츠의 타겟과 소재에 맞는 국가와 매체를 범주화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내수시장 활성으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작품 수가 제한적인 만큼 여러 작품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2) 웹툰 장르 편향 분산이 사회적 위협 분산 할 것

 

웹툰 정보사이트 웹툰인사이트의 웹툰 장르별 통계(2016.7기준)에 의하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웹툰의 총 수는 4,870편이다. 3,354(68.87%)이 연재 중에 있고 18세 이상 구독 가능 작품은 704(14.46%)이다. 이중 드라마 장르가 882(18.11%), 순정로맨스 장르가 674(13.84%), 판타지 장르가 629(12.92%)이다. 분류기준이 된 14개 장르 중 3개 장르의 총 합이 44.87%나 된다.

웹툰 장르의 세부 분류 기준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 통계를 절대 기준으로 볼 수 없지만 특정 장르의 웹툰이나 소비자층에 생산과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이용자의 소비가 집중되는 작품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진행되고 유사 소비 성향을 반영한 쪽으로 생산이 집중되는 것은 상업적 시스템 내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소비 집중과 생산 집중이 중장기적으로는 웹툰플랫폼이나 전문서비스사의 다양성을 위축시키고 웹툰산업 전반의 위협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다양성이 사라지고 유사성이 높아지면 웹툰의 특장점이었던 특이성이 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유료 웹툰 서비스이다. 유료 웹툰 서비스는 당초 구매력이 있는 성인 소비자를 타켓으로 했다. 성인 독자의 감수성을 반영한 이야기와 묘사를 통해 신규 소비층을 이끌어 냈다. 그런데 소비 포인트가 성애 묘사에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생산단계에서 이를 반영하기 시작하면 이야기적 요소는 엉성한 구조로만 남게 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양적으로 팽창하면 소비자는 등을 돌리게 되고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 웹툰 전체 장르별 통계 현황 ,  Ⓒ 웹툰인사이트 ]

 

그래서 꼭 유료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식의 수익화 모델과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령대와 성향의 웹툰 소비를 유도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 것이 웹툰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 장르편중으로 인해 겪게 될 수 있는 사회적 위협을 분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3) 웹툰산업의 인력과 교육 수요 지혜롭게 대응해야

 

웹툰산업이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여러 각도에서 재조명 되면서 직업으로서의 웹툰작가 또는 웹툰산업계 진입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확대되면 그만큼 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예비 인력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자연 발생적으로 생기는 것이 산업 수요에 맞춘 교육 시장이다. 이런 경우 급격하게 변화된 산업 환경에 맞춰 교육과정이 설계 되기 때문에 전문성과 실효성에 대해 의심 받을 수 있다. 특히, 산업계 내외부에서는 이런 교육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많다.

1990년 대 초 불었던 대학의 만화과 개설 붐을 기억하는 이들의 비판은 매우 현실적이고 여전히 유효하다. 그렇다고 이 같은 수요를 부정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도 없다. 벌써부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릴레이툰 편이 올 해 대학 만화과 입시 경쟁률을 극대화 시킬 것이라는 우스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이 증대됐고 인력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력 공급을 위해 교육 이상의 방식도 아직 없다. 그래서 이 같은 기회를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만들지 않기 위한 내외부의 지혜가 필요하다. 작가들끼리 모여서, 산업체끼리 모여서, 교수들끼리 모여서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일들을 찾아야 한다. 무엇을 가르치고 왜 배워야 하는지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모두 함께 모여서 어떻게 가르치고 어디에 쓸지에 대해 구체적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

 

 

4) 수익률 높은 수입 만화가 웹툰 생산 대체할 수도

 

기실 한국 만화시장은 오랜 기간 동안 일본 망가의 소비시장 중 하나였다. 과거형으로 적었지만 망가원작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상품 영역 등을 합하면 현재도 한국은 주요 한 망가 소비국이다. 이 때문에 웹툰의 등장과 함께 망가 수입량이 감소했다거나 만화 수출액이 망가 수입액을 초과했다는 것이 뉴스가 되기도 했다. 국수주의적 입장을 배제하더라도 이는 일종의 문화잠식 상황에서 수평관계를 만들어 낸 기념비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 만화산업 지역별 수출 및 수입액 비중 ,  Ⓒ 한국콘텐츠진흥원 ]

 

2014년 기준 한국만화의 대일본 수출액은 7백만 달러(2015만화산업백서)이다. 반면 수입액은 6백만 달러로 수출액이 수입액을 초과하고 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웹툰 소비가 증가하고 출판만화에 대한 소비가 준 2010년 이후부터 현실화 됐다. 출판만화의 소비 감소가 수입 일본 망가의 소비도 줄게 만든 것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반가운 일이었다. 문제는 2011362만 달러로 줄었던 수입액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거듭하면서 2014601만 달러까지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0년 이전 일본 망가 수입액은 5백만 달러 수준이었다. 올 해는 더 증가 할 전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망가 수입액의 증가 역시 웹툰 시장의 활성화가 주 요인이다. 웹툰 활성으로 만화 전반의 소비 규모가 늘면서 감소했던 수입 일본 망가의 소비도 점진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 망가 수입에 비할 바는 아니고 국내 수출량 대비 낮은 수치지만 미국산 히어로 코믹이나 유럽산 방드데시네에 대한 수입량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만화 소비의 다양성을 증진시킨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 웹툰의 세계진출이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 측면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시장 논리에서만 본다면 수입량이 증가하는 것은 국내 생산이 소비 규모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나 수입 유통을 통해 얻는 수익이 국내 생산을 통해 얻는 수익보다 높은 경우이다.

만화계는 80년대 극화 붐 때, 90년대 코믹스 붐 때도 열심히 일궈 논 국내 만화 소비 시장을 수입 망가에 내준 바 있다. 그래서 과도한 웹툰 생산과 무분별한 양적 소비가 이뤄지지 않도록, 소비 수요를 대처하기 위해 과도한 망가 수입 유통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내외부의 지혜가 필요하다.

 

 

나오며

 

2016년 상반기 이슈를 짚어가다 보니 당초 계획보다 길어졌다. 웹툰은 만화의 한 장르 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 만화라는 대분류명보다 웹툰이라는 세분류명이 더 익숙해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 만화 산업의 이슈도 만화 전체라기보다는 웹툰이라는 세 항목을 통해 도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과거 한국 만화 산업계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극화의 시대에도, 코믹스의 시대에도 만화는 이들을 거느린 대분류명으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 만화가 거느린 세분류 항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류 만화시장의 대안성과 나름의 정통성을 유지했던 순정만화는 여성향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변화됐고 만화시장의 오랜 캐시카우였던 아동학습만화도 브랜드 화 된 타이틀을 제외하면 신규 타이틀을 찾기 어렵다. 어찌 보면 우리 만화산업계는 다른 건 모두 잃고 웹툰이라는 복덩이 하나를 건졌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 웹툰이라는 것이 참 요상하다. 익숙한 듯 익숙해지지 않고 알 것 같은데도 모를 일들이 다반사로 발생한다. 문제는 이 판을 설계한 이도, 이 판에 참여하고 있는 이도 이 세계가 어떤 모양으로 완성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이 판은 아주 섬세하고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웹툰의 무한도전을 여기서 멈추게 할 수 없는 까닭이다. ()

 

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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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seokhwan

만화평론가 박석환 홈페이지. 만화 이론과 비평, 웹툰 리뷰, 인터뷰, 보도자료 등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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